- 부산지법 판결 -
공사업자가 아파트 헬스장을 영리목적으로 운영한다는 대표회의와의 합의는 무효임에도 헬스장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다면 이를 양수한 운영자는 헬스장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으므로 입주자들에게 헬스장을 인도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방법원 민사11단독(판사 이승호)은 최근 부산시 사하구 D아파트 입주민 L씨 등 17명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헬스장 공사계약을 체결한 공사업자 P씨 및 S씨, 이 헬스장을 양수·운영해 온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 청구소송에서 “피고 운영자 B씨는 원고 입주자 L씨 등 3명에게 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인 헬스장 140㎡를 인도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합건물에 있어 공용부분이나 구분소유자 공유에 속하는 건물의 대지 또는 부속시설을 제3자가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 그 제3자에 대해 방해배제와 부당이득 반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률관계는 구분소유자에게 단체적으로 귀속되는 법률관계가 아니며, 공용부분 등의 공유지분권에 기초한 것이어서 그와 같은 소송은 일차적으로 구분소유자가 각각 또는 전원의 이름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헬스장은 아파트 구분소유자들의 공용부분으로 공유에 속하고, 원고 L씨 등 3명은 각 소유자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들은 공용부분인 이 헬스장의 불법점유자에 대해 방해배제로써 인도를 구할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나머지 원고들이 각 동의 구분소유자라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어 달리 그 인도를 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이 아파트 대표회의는 명목상 헬스장 운영자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공사업자인 피고 P씨가 헬스장을 운영했고 그에 따른 이익과 손실도 모두 피고 P씨에게 귀속됐다.”며 “피고 P씨와 대표회의는 헬스장 공사대금의 지급과 관련해 대표회의가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대신 피고 P씨가 헬스장을 7년간 운영하면서 운영수익으로 투자한 금원을 회수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주택법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공동주택 복리시설은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영리목적으로 운영토록 위탁할 수 없으며, 주택법령에 의해 영리행위를 할 경우 지자체장은 원상복구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고, 이 명령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이 규정들은 단순한 단속규정이 아닌 효력규정”이라며 “피고 P씨와 대표회의 사이의 이같은 합의는 주택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 B씨는 피고 P씨와 S씨로부터 헬스장을 양수한 이후 이를 직접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2월경 헬스장에 대한 영업정지 가처분이 내려지자 헬스기구들을 그대로 둔 채 문을 잠갔다.”며 “피고 P씨와 S씨는 함께 헬스장을 운영해 오다가 피고 B씨에게 이를 양도한 후 인도했고, 피고 B씨는 그때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헬스장을 직접 점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 P씨와 S씨는 이 아파트 대표회의와의 합의가 무효여서 이 헬스장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피고 B씨에게 헬스장 양도계약에 따라 헬스장을 인도한 것이므로 피고 B씨 역시 헬스장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다.”며 “피고 B씨는 이 아파트 공용부분의 공유자인 원고 L씨 등 3명에게 헬스장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피고 P씨와 S씨는 현재 헬스장을 점유하는 자가 아니므로 인도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헬스장 공사업자인 P씨는 지난 2006년 11월 이 아파트 대표회의와 헬스장의 시설 및 운동기구 설치공사에 관해 대표회의가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대신 피고 P씨가 헬스장을 7년간 운영하면서 그 운영수익으로 투자한 금원을 회수키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헬스장시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08년 1월에 구성된 차기 대표회의가 헬스장을 제3자에게 위탁해 영리목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로 P씨에게 헬스장 영업을 중지하고, 관련 시설을 대표회의에 인도할 것을 요청했으나 P씨 등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에 입주자 L씨 등 17명이 공사업자 P씨와 운영자 B씨 등 3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이같은 판결을 받았다.